안녕하세요.
3D 애니메이터 '스크립팅하는애님'입니다.
저는 원래 만사가 대충대충에 귀찮은걸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반복 작업을 많이 하는 업종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100개가 넘는 맥스 파일을 열고 박스를 하나씩 넣는다던가,
메터리얼의 값들을 하나씩 열어가며 특정 값으로 변경한다던가,
1000개가 넘었던 익스포트 된 파일을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옵션 값 바꾸며 다시 뽑아야 하는 경우들 말입니다.
맥스 스크립트는 저와 같이 게으른 사람들을 위해 태어난 도구입니다.
때는 월급으로 게으름을 이겨가며 반복 작업을 하던 시절 게임을 오픈하고 잠깐 동안 업무에 공백이 생긴 시간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사님이 '놀면 뭐하냐? 자기 계발이라도 하라!'라고 하시며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이 주워졌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평소 해보고 싶었던 3DS MAX Scrpt를 공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지금은 오토데스크사에서 한글 헬프 페이지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그 당시엔 자료도 거의 없었고, 전문 프로그래머도 아닌 터보 C를 잠깐 배웠던 그래픽 작업자로선 '무엇을 모르는지 조차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공부하고 간단한 것들을 만들어 보며 '맥스 스크립트'라는 것이 어떤 녀석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론 기회를 주었던 회사에서는 써먹지 못했지만, 다음 회사부터는 아주 잘 써먹고 있고 회사에서도 그 쓰임세를 인정받아 정식으로 일정을 잡고 코딩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전문 프로그래머처럼 멋지게 코딩을 할 수 없지만, 작업 중에 유용하겠다고 생각되는 툴을 쓸만하게 만들 수 있는 실력이 되었습니다.
주변에 단 몇 줄의 스크립트를 쓸 줄 몰라 리소스 규약이 바뀔 때마다 모든 맥스 파일들을 수정하느라 짧게는 며칠을 길게는 보름 정도의 보람 없는 일에 매달리는 작업자들을 보고 있으면, 예전에 했던 작업들이 떠올라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이런 일은 진행하는 작업자의 '보람 없음'도 문제이지만, 그 후에 작업을 이어받아 진행해야 하는 다른 작업자의 애간장도 녹여 버리는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씨가 모든 파일에 본을 추가하는 일을 먼저 진행해야 해서, 다른 업무가 밀려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않습니다.'와 비슷한 말을 업계에서 많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꼭 본 추가가 아니더라도 간단한 일인데도 양이 많아 시간을 축내는 업무는 3D 그래픽 작업 어디에나 있습니다.
(심지어 포토샵에도 액션이라는 자동실행 기능이 있다.)
이곳에 방문하시는 모든 3DS MAX작업자 분들도 3DS MAX Script의 매력을 느끼시고 불필요한 업무에서 해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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